국내 맥주업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오비맥주의 광주공장이 지난 1985년부터 4대강 중 가장 수질이 나쁜 것으로 알려진 영산강 월산보의 농업용수를 취수해 맥주제조 공정시 세척수로 일부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광역시 OB맥주공장에서 연간 영산강 하천수 21만톤 정도를 자신들이 설치한 관거로 직접 운송해 여러차례 정수한 뒤 맥주 제조에 사용되는 물탱크 세척과 식당(직원식당)에서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OB맥주 관계자는 "영산강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건 맞다. 용수를 공급받아 몇 차례 정수한 뒤 물탱크 세척수와 식당에서 사용하며 직원들이 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맥주제조에 쓰는 물은 당연히 수돗물이며 이 물도 여러번 정수를 거쳐 미네랄이나 산소를 완전히 없앤 죽은 물로 만든다. 가성소다 등을 사용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깨끗한 물을 맥주 원수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산강 농업용수 역시 여러번 정수해 사업장 청소나 물탱크 세척할때도 사용하고 직원들이 마시는만큼 먹는물 수질기준에 맞게 처리한다. 수질분석은 매 분기별로 하며 광주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재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북부사업소는 OB맥주 광주공장의 먹는물에 따른 수질분석을 하고 있으며 내달 7일, 영산강과 광주공장 채수 현장에 직접 입회할 예정이다.
 
오비맥주가 하천수 취수 관련 인허가기관은 농어촌공사 장성지사와 영산강홍수통제소로 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를 관리하는 공기업이고 영산강홍수통제소는 영산강을 관리하고 있어 이들 기관의 허가 내지는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오비맥주 문제는 공업용수 용도로 승인받아 놓고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심지어 맥주 제조공정 물탱크를 세척하거나 직원 음용까지 하는 용수를 굳이 하천수로 하는 배경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먹는물 검사에 따른 측정결과가 안전하다지만 비공개인 이유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28일 농어촌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OB맥주 광주공장은 오래 전부터 관거를 설치해 공업용수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여름철 4개월 동안 21만7천톤을 사용했다. OB광주공장은 이 시기에만 집중적으로 (농업용수를)쓰고 나머지 시기에는 취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영산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OB맥주가 하천수 취수를 시작한 시기는 1985년부터로 용도는 공업용수이다. 취수총량에 상관없이 일일 1만2천톤 이하로 쓰겠다는 사용허가를 받았다. 광주공장이 이 물을 어떤 용도로 쓰느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환경부 물 관련업무를 맡고 있는 A 사무관은 '지하수를 음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관련 규정은 있지만 하천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한다는 얘기는 처음이라며 환경부 먹는물 규정에는 그같은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현재 오비맥주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대표 맥주 브랜드는 오비맥주의 시그니쳐인 CASS(카스)와 프리미엄OB, 모회사인 AB인베브 브랜드의 맥주 중 일부다. 호가든과 버드와이저가 대표적이다. OB맥주는 2015년 1월, 맥주업계 최초로 3개 공장 HACCP 인증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오비맥주는 소비자들이 맥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이야기가 SNS 등에서 퍼져 매출에 영향을 끼쳤던 바 있는데 이번 의혹이 사실일 경우 '수질이 안좋은 물로 물탱크 세척 등에 사용돼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냐'는 당시 일부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복수의 OB맥주 관계자는 "물탱크 세척수나 음용수에도 사용한다"고 했다가 재통화에서 영산강에서 취수한 공업용수는 원래 목적인 공업용수로 사용한다"고 말을 바꿨다. 또 굳이 공업용수를 먹는 물 용도로 쓰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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