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     ©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처럼 당선인이 매번 후유증으로 인해 검찰 기소를 당하고 그로 인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그닥 많지 않다.  
회장 선거가 있을때마다 공명선거 자정 노력을 펼치자고 대내외적으로 치장했지만 최소한 지금껏은 모두 공염불이었다. 현 이성희 회장의 직전의 김병원 전 회장도 선거법 위반으로 직무 기간 내내 한달에 한번꼴로 재판을 받아야했고 길고 긴 재판은 임기를 마칠때까지 이어졌다. 
이번에 당선된 이성희 회장은 당선 직후 개혁 성향의 인물로 농협에서 반평생을 지낸 인물로 알려졌다. 그만큼 내부를 속속들이 잘알고 있어 거대 조직 농협을 변혁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취임 이후 한달여 만에 대표이사급 경영진들이 대거 물러나면서 이 회장이 개혁의 칼을 빼든 것 아니냐는 예측들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어 이번 물갈이는 신호탄이고 이 회장 측근들이 인사 전횡을 통해 조직을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이 세를 불리고 있다.
이들은 이 회장이 과거 낙생농협조합장 시절부터 잘 알고 지낸 인물들로 한 매체에서는 이들을 '농협 경기마피아'라고도 지칭했다. 이 회장이 공약한 농업인 월급제나 퇴직금제 도입 등도 실현가능성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조합원들도 있다. 직전 회장이 농업인 소득 5천만원 달성을 내걸었지만 변죽만 건드리다 가버렸다.
  
현 이성희 회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과거 행적까지 들쳐지고 있다. 농협을 새롭게 태동시킬 수 있는 인물 2008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농협 감사위원장을 지냈다. 당시 이 회장은 최원병 회장 재임 시절 감사위원장(2대~4대) 직을 7년 이상 수행했는데, 농협의 대규모 금융부실은 대부분 이 시기에 일어났다.
사레별로는 2008년 해외 자원개발 부실, 2010년 리솜리조트 특혜대출, 2010년 조선/해운업 부실기업 대출 등이 그것이다. 농협이 대규모 부실충격에서 벗어나는데 무려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조합장 출신의 감사위원장이 지역 조합을 관리하는 감사체제로는 조합-중앙회간 부패 고리를 차단하기 보다는 오히려 유착만 심화시키는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농협이 비리왕국으로 꼽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고질병에 가까운 지역선거의 병폐에 기인하고 있다. 지역 간 합종연횡을 통해 당선된 농협중앙회장은 원천적으로 논공행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선과 동시에 지역담합에 대한 정산과 지분 쪼개기가 진행되며, 그 중심에 유권자인 조합장이 있다. 농협에서는 전문성 중심의 조직문화와 경영 역량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사실상 없는 것이다. 농협의 '일 따로 승진 따로 문화'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과거 체육관식 선거(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지역선구의 틀 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전임 회장인 김병원 회장이 위탁선거 개정을 위해 시도했다가 실패한 '깜깜이 선거'는 그들만의 잔치다. 지역연합만 있고, 정책토론이나 정견발표도 없는 선거에서는 자질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 전 회장이 재판 중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달랐을까? 기대는커녕 지역선거가 더욱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과거와 다를 바 없다. 이성희 회장이 당선된지 한달여 만에 계열사 대표이사들을 일시에 물갈이했고 농협 내부에서는 진즉에 일괄사표 얘기가 떠돌며 쉬쉬하는 모습이었다.
 
역대 농협회장들 1대부터 5대까지 모두 불명예

농협중앙회 회장 선출방식은 지난 1989년부터 전국의 농협 조합장들이 투표로 선출하는 민선제로 전환됐다. 
민선 초대 회장에 선출된 한호선 회장은 지난 1994년 수억 원을 횡령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어 민선 2대 회장인 원철희 회장은 1999년 감사원 감사 결과, 농협중앙회가 신용거래 불량자에게도 대출을 해주는 등 부실 운영에도 불구하고 결산서류를 흑자로 조작해 배당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후 원 회장은 사의를 밝히고 물러났으나, 지난 2003년 대법원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실형을 확정했다.
또한, 3대 정대근 회장은 지난 2000년 농협 양재동 사옥과 부지를 현대자동차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현대차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06년 구속됐다.
여기에, 4대 최원병 회장은 리솜리조트 부실대출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직전 회장을 지낸 김병원 회장은 선거법 위바능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받고 당선무효형을 받았으나 2심에서는 무효형 턱 밑인 90만원을 받아 무사히(?) 임기를 마치고 총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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