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자생한방병원 임한빛 원장     © 김재석 기자


[뉴스브라이트=김재석 기자] 풍요롭던 4일간의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바쁜 일상이 시작됐다. 명절 직후인 이즈음부터 회자되는 단어가 바로 ‘명절증후군’이다. 명절증후군의 증상은 겪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것이 특징이다. 과거 명절증후군은 주부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으나 남녀노소 모두가 겪는 질환으로 그 범위가 확대됐다. 명절 인식이 변화되면서 각자 고민이 많아진 탓이다.
 
남편들은 아내의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고, 자녀와 손주들을 자주 보기 힘든 노인들의 근심은 늘어만 간다. 수험생들은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들로 새롭게 나타난 명절증후군과 그 치료법을 대전자생한방병원 임한빛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4050 ‘낀 세대’ 남편들…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한 ‘화병’ 증가
 
대가족이 사라지고 남녀 평등의식이 커지면서 가부장적인 명절문화도 점차 옅어져 가는 추세다. 이로 인해 40·50대 중년 남편들은 명절마다 ‘낀 세대’의 설움을 느낀다. 가부장제의 ‘남편 노릇’을 당연시했던 세대이자 아내, 자식들에게 ‘가장 역할’을 강요 받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통을 고수하는 본가의 어른들과 명절 가사노동에 불만족스러워하는 아내 사이에서 눈치를 보게 된다. 양 쪽의 의견을 모두 반영해가며 가시방석 같은 명절을 보내려니 자연스레 정신적 압박이 커진다. 중간자 역할로서 심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표출되지 못하고 점점 쌓이다 보면 신체적인 증상인 화병으로 나타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면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남성 환자의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특히 4050세대의 경우 여성 환자는 2010년 5055명에서 2018년 4131명으로 20% 가량 줄어든 반면, 남성 환자는 같은 기간 686명에서 1052명으로 1.5배 이상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화병의 증상은 피로와 공황, 우울, 소화불량, 두통, 이명 등 다양하다. 지속될 경우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화병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틈틈이 시간을 내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명상, 여가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화병은 잦은 흥분 상태로 인한 불규칙한 기의 흐름이 원인인 질환이므로 막힌 혈을 뚫는 침치료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전자생한방병원 임한빛 원장은 “추석 동안 가족 간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명절 후에라도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하는 등 근본적인 스트레스 관리에 임하는 것이 좋다”며 “많은 이들이 스트레스를 일시적이라 여기지만 제대로 해소해주지 않으면 신체적인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명절 이후 체중·근육 줄어드는 노인들, 건강 유념하세요
 
집안의 어르신인 노인들도 명절증후군을 겪는다. 노인들은 명절 때만 되면 자식과 손주들의 방문을 손 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반가운 만남도 잠시, 가족들과 북적이던 명절을 보낸 뒤 찾아오는 공허함은 노인들을 쉽게 우울감과 무기력증에 빠지게 한다. 이는 불면증, 식욕저하 등으로 이어져 체중과 근육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근력과 일상생활 활동량은 비례관계에 있다. 급격한 근감소는 체력, 생리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을 야기시키는 등 신체 장애의 주 원인이 된다. 노인들이 밖이나 실내에서 넘어지는 낙상사고는 근감소와 골다공증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신체를 지지하는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 만큼 추간판(디스크) 질환과 관절염에도 취약해진다. 근감소는 30대부터 시작되는데 대개 80세 이상이 되면 전체 근육의 약 50%가 소실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8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32%)은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5년 고령화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의 경우 근감소를 겪는 노인 인구와 사회적 비용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상생활 활동량은 근력과 비례관계인 만큼 근감소는 신체 장애의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근본적인 해결법은 충분한 영양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이다. 단백질과 칼슘의 섭취 비율을 올리고 걷기, 조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근육·인대를 강화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노인들의 경우 노화로 인한 회복속도가 더디므로 전문적인 치료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한방에서는 근감소와 골다공증 완화를 위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근본 치료를 실시한다. 허약해진 오장육부의 기능을 증진시키는 한약을 복용하고 침 치료를 통해 기혈 보강과 순환을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 수능까지 2달 ‘수험생’…싱숭생숭한 마음 이어진다면
 
추석이 지나고 수학검정능력시험이 2달 남짓 남은 시점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올해 귀성까지 마다하고 공부에 전념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문제는 4일 간 이어진 연휴 분위기가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싱숭생숭한 마음이 명절 이후에도 지속돼 하루 종일 피곤하고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땐 자신 만의 페이스를 적절히 유지하고 학습 의욕을 고취하는 것이 급선무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는 계획 수립과 실천이 중요하다.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고 단계별로 성취해가다 보면 잡념은 사라지고 사기가 높아진 자신을 확인할 수 있다.
 
잠이 부족한 것도 슬럼프의 원인일 수 있다. 잠은 수험생의 가장 큰 적이지만 무턱대고 줄이는 것은 금물이다. 잠이 부족한 경우 두통, 식욕부진 등을 불러 학습능률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 활동도 체력 보충과 함께 뇌를 자극해 활성화 시켜주는 만큼 1주일에 3회 정도는 자전거나 속보, 산책 등과 같은 실외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대전자생한방병원 임한빛 원장은 “수능이 다가올수록 공부뿐만 아니라 건강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명절 이후 발생하는 증상들은 자기관리를 통해 대부분 극복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차도가 없을 경우 신속히 전문가를 찾는 게 질환을 키우지 않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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